다문화 음식을 대접 받다 - 베트남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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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 이야기

다문화 음식을 대접 받다 - 베트남 음식

by 제주 알리미 2020.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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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 가족을 만나기 시작한 지도 벌써 십수 년이 훌쩍 흘렀다.

그동안 일주일에 두 번 결혼이민자 가족의 집을 찾아가 그들과 만나면서

많은 경험을 했고, 새로 알게 된 것도 많다.

뭔가를 대접하고 싶다며 고향음식을 만들어 주었을 때의 뭉클했던 감동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이런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을까?

그때마다 한 컷씩 찍어둔 사진들을 꺼내 보며 그 음식을 만들어준 친구들을 떠올려 본다.

친정엄마가 베트남에서 식당을 한다는 친구는 자신도 음식을 만드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얼마나 얌전하게 정성을 쏟았는지 먹기가 미안해질 정도였다.

베트남쌈은 만들기도 쉽고 예뻐서 요즘은 한국 사람들도 집들이나 손님을 초대할 때 자주 내놓는 음식이다.

 각자 집에서 가져온 재료들로 상을 꾸미기에도 좋다.

고향 생각이 날 때면 어느 집에 같이 모여 고향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얼큰한 국물에 소꼬리나 돼지 족발이 들어간 쌀국수는 이들이 자주 만들어 먹는 음식이다.

제주의 돼지국수와 맛이 비슷해 한국 사람도 좋아한다. 

족발이 들어간 쌀국수
잘게 썬 야채들이 둥둥 떠 있는 쌀국수

 올라가는 재료는 돼지고기 덩어리, 간 돼지고기, 삼겹살, 오리고기, 해산물 등 집에 따라 혹은 계절에 따라 다양하다.

 베트남 음식 중 가장 많이 먹어본 음식이다.

짜조와 꼬치구이

짜조(튀김 만두)는 퍼와 함께 베트남을 대표하는 음식이며 과거에는 설날 음식 중의 하나였다. 쌀가루를 물에 넣고 걸쭉하게 끓여 낸 후 그 쌀물을 종이에 펴서 말린 반짱(Ban Chiang)에 고기, 야채, 양파, 새우, 향채 등을 넣고 말아서 기름에 튀겨 먹는다고 한다.

음식 만드는 데 소질이 있는 친구들이 많다.

평소에도 다양하게 음식만드는 것을 즐기는 이 친구는 나중에 베트남 음식점을 여는 꿈이 있다.

싹싹하고 솜씨가 좋아 그 꿈은 곧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쏘이 -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지은 베트남식 찹쌀밥.

손끝이 야물어 뭐든지 뚝딱 만들어 내는 재주를 가진 친구가 자주 만들어 주던 쏘이.

고향에서 재봉틀로 옷만드는 회사에 다녔다던 이 친구는 동네 어른들께 작업할 때 요긴한 앞치마를 만들어 선물하는 것을 즐겨했다.

쏘이

대학 입시와 같이 큰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기원하면서 시험 전날 녹두가 들어간 쏘이를 먹는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녹두는 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땅콩이 들어간 쏘이는 절대로 먹지 않는다고 한다.

베트남식 부침개 반쎄오

 반쎄오는 강황이 들어간 노란 반죽에 새우, 숙주, 돼지고기 등을 넣고 얇게 부쳐낸다.

 여기에 신선한 야채와 허브를 소스에 찍어 먹는다.

짜가

짜가는 생선의 살을 갈아서 기름에 바싹 튀긴 일종의 베트남식 어묵이다.

식당에서 같이 일하는 한국이모들의 입맛도 사로잡아 짬짬이 시간 날 때마다시장에서 직접 생선을 사다가 같이 만들어 나눈다고 한다.

쫄깃한 식감이 어찌나 입맛 돌게 하던지 어묵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맛이다.

반뗏- 설날에 먹던 명절 음식

찹쌀로 지은 밥에 가운데 녹두와 돼지고기를 넣고 바나나잎으로 싼 설날에 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요사이는 설날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팔리고 있다.

반뗏과 반쯩

반뗏은 남쪽 스타일로 원통 형태로 만든다. 반쯩은 북쪽 스타일로 네모 모양으로 만든다.

여섯시간은 익혀야 재료의 맛이 전체적으로 베어 든다고 한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이 땅에 오게 된 그들.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익히기 위해 애쓰는 그들의 노력들은 눈물겹다.

그동안 그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주고 그들 나라의 정서를 이해하려 노력했는지,

단순히 글자를 깨우치는 과정만이 아닌,

글자를 익혀 나를 이해하고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며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북돋아주려 노력했는지 자문해 본다.

그들 모두가 이곳에서의 삶이 아름답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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