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여행하다 거리에 가로수로 식재되어 있는 이 나무를 보고 관광객들이 묻는다.
“저건 뭔나무예요?”
“먼나무요.”
“그러니까 뭔나무냐구요?”
먼나무는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자생한다.
이름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멀리서 봐야 하니 먼나무라고 불린다는 설, 붉은 열매가 추위에도 견디면서 겨우내 달고 있기에
그 모습이 너무 멋스러워서 멋나무로 부르다가 먼나무로 불렀다는 설 등.
이 중에서 잎자루가 길고 잎이 멀리 붙어 있어서 먼나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제주에서는 ‘먹낭’이라 부른다.
먼나무의 진가는 겨울 내내 시들지 않는 잎과 붉게 익은 빨간 열매에 있다.
삭막한 겨울에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고마운 나무다.
미관상 보기도 좋아 최근 가로수로 각광받고 있다.
그래서 최근 서귀포에서는 야자수 대체 수종으로 먼나무를 식재하고 있다.
이국적 풍경으로 40년 넘게 제주의 상징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던 야자수지만,
수령이 오래되면서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보행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된 때문이다.
가을 지나 겨울 오는 길목에 먹을 것이 없는 새나 곤충에겐 더 없이 고마운 먹이창고 역할을 해준다.
새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손을 퍼뜨리겠다는 먼나무의 지혜가 담겨 있다.
산새 들새는 겨울 내내 배고픔에 시달린다.
겨우살이에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먹을거리를 제공할 터이니 대신 씨를 멀리 옮겨달라는 계약이 성립된 것이다.
먼나무의 이런 영특함 덕분에 겨울 제주의 풍광은 더욱 아름다워진다.
먼나무는 암수가 있어서 가급적 열매 맺는 어미목에서 삽수 채취해 삽목으로 증식한 나무를 심는 것이 좋다고 한다.
* 먼나무의 암수 구별법
암나무: 잎의 모서리가 매끈하다.
수나무: 잎의 모서리가 돌아가고 돌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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