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접근성도 좋고,
시민들의 산책 코스로도 사랑받는 오름이 있다.
삼매봉이다.
제주시에 사라봉이 있다면 서귀포시엔 삼매봉이 있다.
삼매봉은 정상에 봉우리가 세 개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점심시간에 잠깐 짬이 나서 삼매봉에 다녀오기로 했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일상 복장으로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KBS 서귀포 방송 센터 삼매봉 중개소를 지나
삼매봉 북사면에서 볼 수 있는 서귀포 시내의 전경이다.
안개가 끼어 한라산은 흐릿했지만 미악산 등 서귀포 오름들도 줄줄이 눈에 들어온다.
산등성이를 따라 돌다 중간쯤에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소암 현중화 선생의 글씨체로 쓰여진 '남성대' 비가 반긴다.
그리고 시민체력단련시설도 있다.
오름 정상에 운동기구들이라니~
낯설기는 하지만
시민들을 위해 뭔가 해주려는 의도로 이해해 보기로 했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산책 겸 운동을 하는 데 필요할 것 같긴 하다.
정상에 세워진 남성정
김상헌의 노인성에 대한 시가 눈에 띈다.
김상헌은 남사록에서 '지방의 고로(故老)에게 물으니
남극노인성은 오직 춘분과 추분에, 천지에 비가 멎고 하늘이 활짝 개었을 때 절반을 볼 수 있다고 했다'면서
자신이 이런 기회를 만나지 못한 것을 한탄했다고 한다.
서귀포시에서만 보이는 남극노인성 카노푸스에 대한 소개와 관측 시간표가 안내되어 있다.
노인성은 옛 사람들의 수명을 관장하기 때문에 이 별을 보면 오래 산다고 믿었다고 한다.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별인 남극노인성을 보고 싶으면 시간표를 참고해도 될 것 같다.
정상에 세워진 팔각정의 남성정 정자에 오르면 동서남북 사면을 조망할 수 있다.
범섬, 문섬, 새섬, 섶섬은 물론이고 마라도와 가파도까지도 볼 수 있다.
줌 인 하면 고근산도 확 가까이 다가 온다.
월드컵 경기장과 혁신도시 아파트 단지도 보인다. 저기 어디쯤에 우리집도 있다.
올라갈 때와는 다르게 내려오는 길은 내리막이어서 한결 수월하다.
올라갈 때 아주 잠깐 숨 가쁨이 있지만, 천천히 걸어 한 시간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제주도 작가의 작품 속에 많이 등장하는 황우지 해안도 보인다.
다음엔 저길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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