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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이야기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기둥을 뒤덮은 난민들의 구명조끼’- 아이 웨이웨이

by 제주 알리미 2020.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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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사유(思惟)하다.

전쟁이나 이념 갈등은 어느 시대나 있어 왔다.

그로 인해 파생된 난민 문제는 중요한 국제 이슈 중 하나이다.

난민은 안전한 삶을 위협하는 여러 요소들을 피해 거주지를 떠나 다른 국가로 망명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난민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기 나라를 버리고 떠날 수밖에 없는 난민을 도와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입장과 자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이 대치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제주도 예멘 난민 유입 문제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난민문제는 우리나라와는 무관한 일이라 여겨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예멘 난민들이 무사증 제도를 이용해 무더기로 제주로 들어왔을 때,

무방비상태에서 그들과 맞닥뜨리게 된 제주도민들은 불안감에 잠을 설쳤다.

도민들 사이에서는 난민 수용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는 등 사회갈등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이 웨이웨이는 자신의 모국인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사회문제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작가이다.

현재 전 세계 현대미술 시장의 최고 블로칩 작가로 인정받는 아이 웨이웨이지만,

중국의 사회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는 행동들로 중국 정부가 가장 싫어하는 중국인이라고 한다.

 

그의 작업에는 공간이라는 측면이 중요하게 개입되어 있다.

사람마다 한 공간에서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그래서 한 공간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아이 웨이웨이는 난민들의 구명조끼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의 기둥에 매다는 행위를 통해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는 그 설치 작품을 통해 난민들의 처한 상황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했다. 구명조끼를 본래의 기능으로 환원시키지 않고, 다른 형상으로 조형함으로써 당대의 특수한 사회, 정치적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설치를 동반한 작업 결과물의 물리적인 스케일도 상당하지만, 이 구명조끼 기둥에서 눈여겨 봐야할 것은 그 안에 담아내는 것이 분위기가 아니라 베를린이라는 장소의 상징성이다. 왜 베를린일까?

독일은 다른 국가에 비해 관대한 난민 정책을 펼치면서 난민들의 최종 목적지라고 할 정도로 난민이 많이 유입되는 곳이다.

"그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기도 싫고 세금을 내고 싶지도 않다"

지금까지 난민 수용에 우호적이던 독일도 국내 반이민 여론에 떠밀려 입장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한다.

난민 위기를 둘러싼 내홍이 계속되고 있는 독일의 베를린에서 중국인 작가에 의해 기획된 구명조끼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예술은 상상력을 통해 끊임없이 삶에 개입해 들어간다.

작가는 공간에서 영감을 받고 그것을 충분히 사유한 후 작품을 풀어낸다.

그 작품을 보고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다.

어떤 특정한 장소에 알맞게 창조된 작품은 그 장소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지역적 특성, 그 지역 사회와 어떻게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오늘날 예술은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관계해 왔고 작용해 왔다.

오늘날 예술에서 사회 참여의 표현은 작가에게 있어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예술가들이 행동을 통해 특수한 사회적, 정치적 상황의 변화를 꾀하고 저항했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 웨이웨이는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형식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세계를 향해 지속적으로 화두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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