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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이야기/제주 풍속, 문화, 생활, 여행

[이중섭 거리]50년의 시간을 넘어 새 숨을 쉬고 있는 옛 ‘서귀포(관광)극장’

by 제주 알리미 2020.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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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의 시간을 넘어 새 숨을 쉬고 있는 옛 서귀포극장

   - 지금은 서귀포 관광극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서귀포극장은 이곳을 한번이라도 찾은 사람이라면 쉽게 잊히지 않는 곳이다.

서귀포극장은 이중섭거리의 중간쯤에 있다.

지나가던 관광객들은 허름하고 빛바랜 표지판을 보고 호기심어린 얼굴로 극장 안을 기웃거린다.

유리문을 열고 극장 안으로 들어서면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하면서도 운치 있는 하늘로 열려있는 야외극장 무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태풍으로 영화관 지붕이 날아가고 벽면이 파손되면서 이 극장건물이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서귀포의 한 언덕배기에서 오십여 년의 세월을 품어 안고 서있었던 서귀포극장.

그러나 문을 닫으면서 눈길조차 받지 못하던 서귀포극장은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로

서귀포 이중섭거리의 명소로 떠올랐다.

경제적 · 사회 환경적으로 모든 물자가 부족했던 시기에 건축된 서귀포극장은 제주 돌을 이용해 만들었다.

시멘트를 바른 돌과 돌을 중심으로 쌓아 올린 벽,

그리고 그 벽들을 타고 수많은 시간 동안 퍼져나간 초록 담쟁이넝쿨은

마치 인류의 역사나 진화의 흔적들을 시간의 벽에 새겨놓은 모습으로 남아있다.

 

               

지역주민들의 소중한 추억의 장소 ‘서귀포극장

 

1963108일 서귀포시 최초의 극장인 서귀포극장이 개관하였다.

극장에서는 당시 개봉되는 영화를 상영하여 서귀포 문화의 예술을 꽃피우는 중심지가 되었다.

서귀포극장은 당시에는 큰 규모의 시설이 많지 않아서 영화 상영 뿐 아니라

인근 초등학교의 학예회 발표 공간, 웅변대회 등 크고 작은 지역 행사가 열렸던 공간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는 장소가 되었던 극장은 화재와 시설 노후화 등으로

1999년 문을 닫았고 한 동안 폐건물로 방치돼 있었다.

 

이후 서귀포시가 시설을 보완해 2015년부터 공연장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현재는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매 주말마다 다양한 공연,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유휴공간의 문화 활용으로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데다 이중섭거리·작가의 산책길 등

서귀포 문화 관련 사업의 핵심에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노천극장으로 거듭난 ‘서귀포 관광극장’

 

1963년 개관하여 1999년 문을 닫기 전까지 서귀포 지역에서 문화예술을 담아내던 극장

이제 스스로 문화가 되고, 예술이 되었다.

 

세월의 때를 입은 채 지붕이 뚫린 낡은 건물이 되어버린 서귀포극장은

오히려 그 점 때문에 예스러운 운치를 자아낸다.

 

극장의 담벼락을 타고 뻗은 초록 담쟁이로 뒤덮인 열린 무대는

이중섭거리의 떠오르는 문화쉼터로 방문객이 해마다 느는 추세다.

역주민들과 문화예술인들은 천장 없이 옛 구조를 최대한 살린 채

담쟁이넝쿨이 입혀진 관광극장 모습에 입을 모아 감탄하며,

최대한 원형 그대로 살려 보존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더욱이 지역 대표 관광지인 이중섭거리에서 살아있는 예술 활동이 가능한 곳은

사실상 서귀포극장이 유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장소는 극장의 공연을 보기 위한 것보다는

극장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고뇌를 보기 위해 앉아있기에 더 어울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서귀포극장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공간에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자원이 즐비하다.

아름다운 풍광 속에 묻혀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삶이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는 주위에 있는 다양한 문화자원 의미를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잠자고 있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끄집어내고 새로운 문화트렌드를 수용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고 시민이 공감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난 서귀포극장이 있다는 것은

서귀포시민에게는 크나큰 행운이다.

 

 

새로운 날을 꿈꾸며

 

서귀포 관광극장에서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무료공연이 진행된다.

어느 특정인에게 국한된 공연이 아니라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주말마다 무료로 진행된다.

또 공연을 원하는 단체나 개인들에게 서귀포 관광극장의 무대를 대관도 해준다.

무대와 관객을 원하는 뮤지션이나 단체들에게

서귀포 관광극장은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서귀포 관광극장은 누구나 편하게 와서 즐길 수 있는 운치 있고

기억에 오래 남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좀 더 다양하고 좀 더 좋은 조건의 공연장을 원하는 사람들도 존재할 것이고,

공연에 대한 아쉬움으로 불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귀포시민들은 극장이 지난 50년의 세월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시민들의 옆에 존재해 왔음에 안도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서귀포의 문화예술이 서귀포 시민의 삶의 기억을 양분 삼아

새로운 도약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귀포시와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 극장이 재개장된 지도 6년이 되었다.

서귀포 관광극장은 변함없이 새로운 관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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